한국 탁구계의 스타이자 사제지간의 끈끈한 인연을 이어온 김택수와 유승민이 MBN ‘국대는 국대다’를 통해 ‘레전드 vs 레전드’ 대결을 선포,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핑퐁 토크’를 선보이며 폭소를 유발했다.
 
2일 방송한 MBN ‘국대는 국대다’ 16회는 0.0%(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레슬링 심권호 vs 정지현에 이어 진행되는 두 레전드의 맞대결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10년 동안 세계 랭킹 10위를 유지한 ‘아시아의 호랑이’ 김택수와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탁구 황제’ 유승민의 ‘핑퐁 신경전’을 비롯해, 기상천외한 기량 테스트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50일의 하드 트레이닝 과정이 공개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국대’ 사상 최초로 스튜디오에 동시 등장한 김택수와 유승민은 곧,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MC 전현무의 부탁에 서로 순서를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알고 보니 오랜 사제지간이었던 김택수와 유승민이 대한탁구협회의 전무와 회장으로 뒤바뀐 직급을 맡고 있었던 것. “사석에서도 회장님이라 부르는 게 익숙하다”, “10년 넘게 스승으로 모셨던 분이 존칭을 쓰시니 솔직히 불편하다”며 서로에게 깍듯한 예우를 보인 두 사람은 곧 속마음 인터뷰에서 “연습만 하면 (서로를) 바로 이긴다”는 ‘본색’을 드러내 시작부터 웃음을 선사했다. 유승민은 “현역과 경기를 하면 안 나오려고 했는데, 상대가 김택수 감독님이라 숨도 안 쉬고 허락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김택수는 “솔직히 ‘국국대’의 경기가 전무이사 임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밝히며 거침없는 신경전을 가동했다.
 
이어 김택수와 유승민은 각자 금메달을 땄던 1998 방콕 아시안게임 단식 결승전과 2004 아테네올림픽 단식 결승전 영상을 시청했다. ‘세계 랭킹 1위’ 류궈량과의 전설적인 ‘32번 랠리’를 지켜본 김택수는 “시상대에 올라간 시간 스스로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유승민은 “랭킹 1위 왕하오와는 상대 전적에서 6전 전패해 압도적인 열세였다”면서도 “왕하오의 주무기인 이면타법을 김택수 감독과 꾸준히 연구한 결과, 올림픽 직전 치른 경기에서 3:4로 아슬아슬하게 졌다. 그래서 올림픽 때는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택수 감독님이 중학교 시절부터 직접 라켓을 손질해줘서 라켓 그립이 똑같다”며, “올림픽 당시 희한하게 감독님의 라켓이 더 좋아보여서, 라켓을 빌려 금메달을 땄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택수가 26세, 유승민이 14세 시절 ‘룸메이트’를 하며 시작됐다. 유승민은 “(김택수가) 나이가 너무 많아 호칭도 애매했다. ‘아저씨’라고 부르며 함께 연습했다”고 말해 “현실판 ‘나의 아저씨’”라는 페이스메이커의 환호를 불렀다. 훈훈했던 과거를 회상한 것도 잠시, 김택수는 “내가 9:1로 이긴다. 정확한 세트 스코어는 3:1이다. 나는 다 계획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택수의 말에 ‘콧방귀’를 뀐 유승민은 “은퇴 후 10년 동안 라켓을 안 잡았지만 내가 질 확률은 0%”라며 “오히려 너무 압도적으로 이길까 봐 걱정”이라고 단언했다.
 
이어진 기량 테스트에서는 남자 탁구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정영식이 특별 연습 상대로 등장, 두 레전드의 정확한 실력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김택수의 고난도 ‘묘기 탁구’가 페이스메이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가운데, 뒤이어 나선 유승민은 “묘기로 단순히 네트를 넘기는 건 의미가 없다. 공격을 해야지!”라며 남다른 볼의 ‘줄기’를 자랑해 폭소를 안겼다. 이어 두 사람은 ‘맛보기’ 이벤트로 10:10 듀스 상황임을 가정한 채 경기를 펼쳤는데, 해당 경기에서는 유승민이 다소 우위의 기량을 보이며 승리했다. 다만 김택수는 “본 경기에서는 유승민의 범실이 많이 나올 것이다. 남은 50일의 기간 동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해, 트레이닝 이후 변화에 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유승민은 가족들이 살고 있는 제주도로 향해, 아들들의 축구 훈련을 지켜보며 기초체력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 시절보다 10kg 가량 찐 상태라, 체중 감량이 절실하다”며 쉼 없이 운동을 이어간 유승민은 가족들에게 복귀전을 선포한 후, “살을 빼야 하니 젓가락을 내려놓으라”는 아들들의 구박(?)을 받았다. 본격적인 탁구 훈련에 돌입하자 ‘매의 눈빛’을 드러내며 연습에 몰두했다. 현역 시절처럼 파워를 올리는 모습에 페이스메이커들은 “전성기 시절이 되돌아온 것 같다. 유승민의 ‘줄기’가 제대로 보인다”고 감탄했다.
 
김택수는 자신의 제자인 현역 국가대표 정영식의 지도 하에 ‘유승민 맞춤형’ 연습에 나섰다. 유승민에 빙의해 각종 기술을 선보이는 정영식 덕분에 각종 공략법을 익혀나갔지만, 김택수는 정영식과의 실전 경기 결과 7:11로 완패했다. “이러면 유승민을 못 이길 것 같다”는 자책이 터저나왔고, 페이스메이커 배성재는 ‘국국대’의 초대 챔피언이자 김택수의 동료인 ‘탁구 여제’ 현정화를 특별 코치로 초빙했다. 금메달을 당당하게 걸고 나타나 김택수의 승부욕을 자극한 현정화는 “유승민을 이기려면 입에 거품이 날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며 지옥의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현정화의 리드로 마지막 힘까지 쥐어 짜낸 김택수는 결국 방전된 체력에 연습을 중단했고, 급기야 ‘탈진’으로 바닥에 드러누워 본 경기에 대한 위기감을 드리웠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국국대’ 아니면 두 레전드들의 경기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역대급 명경기 환영합니다!” “탁구 선수들의 국대 발탁 자격에는 ‘입담’도 포함되어 있나요? 두 분이 말씀하실 때마다 빵빵 터졌네요”, “과연 ‘줄기’가 다른 유승민 선수! 연습 장면을 볼 때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체감됐습니다”, “과연 김택수 선수에게는 어떤 계획이 있을까요? 현정화 챔피언의 도움을 받아, 본 경기에서 보여줄 엄청난 기량이 기대가 됩니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한민국 탁구계의 영원한 스타, 김택수와 유승민의 역사적인 맞대결은 오는 9일(토) 밤 9시 20분 방송하는 ‘국대는 국대다’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MBN ‘국대는 국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