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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최근 각종 첨단 기술의 접목으로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종자와 작물 보호제 시장은 1,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대형 시장일 뿐 아니라 식량의 수요 측면에서 성장성이 보장되는 매력적인 산업이다.
지난 20여년간 농화학 산업은 1세대 유전자변형 작물로 대변되는 그린 바이오 기술에 의해 종자와 작물보호제를 중심으로 Top-tier 기업들의 경쟁구도가 구축되었다. 최근 이들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형 인수합병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농화학 업계는 이미 새 판 짜기에 돌입해있다.
기존의 대형 기업들이 몸집 불리기를 통해 시장 점유율과 기술적 시너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중국 또한 종자 및 작물보호제 산업에서 범국가적인 계획을 세우고 연구 및 사업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바이오 기술이 기술 및 경제성 측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어, 농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혁신을 불러 올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인구 및 소득 증가에 따른 식량 수요 증가, 식품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수준 증가, 환경 및 생태계 보존 등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그린 바이오 기술의 혁신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종자 개발에서는 바이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최근 전통적인 육종 방식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DNA 표지 육종(DNA marker-assisted breeding) 방식은 묘목이 다 자라 열매를 수확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묘목의 어린 잎만으로도 생산성, 품질, 병 저항성 등의 표지 분석을 통해 향후 어떠한 형질의 작물로 자라날지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육종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 기술 또한 종자 개발 방식에 있어서 혁신적인 대안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자의 목표 형질 측면에서는 소위 1세대 유전자변형 작물에서의 제초제 및 해충 등 생물학적 스트레스 저항성 외에 가뭄, 광합성 효율 등 재배 환경과 관련한 비생물학적 스트레스 저항성 형질에 관한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특정 영양 성분을 강화하거나 해로운 성분을 제거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들 또한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작물보호제에서도 바이오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최근 주요 제초제의 내성 문제 및 발암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일부 살충제 또한 독성 문제로 승인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있다. 바이오 작물보호제(biologicals)는 잔류 농약 우려가 없으며 내성을 가진 잡초나 병해충 발생 가능성이 낮다.
신젠타, 바이엘, BASF 등 글로벌 농화학 기업들은 미생물 기반 작물보호제 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파트너쉽을 체결해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도 최근 ‘종자 그 이상(beyond the seed)’을 선언하고 미생물제제 분야 최고 기술을 가진 노보자임과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유럽 등 각 지역에서 점차 화학 농약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종합적 병해충 관리 방식이 규제화될 경우, 향후 바이오 작물보호제의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거대 농업화학 기업들이 지난 20년간 보여주었듯이 이제 농업에 있어서도 기술 선점이 핵심적인 경쟁력이 되었다. 특히 농업부문에서 혁신 기술에 기반한 경쟁력은 장기간 독점 우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린 바이오 기술이 또 한번의 농업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벤처 투자, 파트너쉽,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최신 기술 역량 확보를 가속화하여 시장 선도 경쟁에서 소외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환기의 그린 바이오 산업

인류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식량 증산을 이루기 위해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역사는 깊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먹는 작물과 가축들은 야생종과 전혀 다른 품종인 경우가 많다. 인류의 시행착오와 직관에 의한 품종 개량 노력은 1865년 멘델의 유전법칙이 발표되어 유전자 개념이 도입됨으로써 보다 과학적인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인류 식량 생산 역사에 있어서 또 하나의 거대한 과학적 도약은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발견해 유전자의 분자적 이해가 가능해지면서 이루어졌다. 자연적인 교배에 의해서는 서로 유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없는 동떨어진 종으로부터 유용한 유전자를 취해 다른 생물체에 넣어줌으로써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합성비료의 상업화가 1차 녹색혁명을 이끈데 이어 육종 기술, 즉 교배를 통해 유전학적으로 품종을 개량하는 기술을 통해 인류는 2차 녹색혁명의 씨앗들을 개발했으며 이 씨앗들은 전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를 먹여 살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기적의 쌀 등을 만들어낸 2차 녹색혁명은 바이오 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량 종자나 작물보호제 등을 포함하여 농업 공정(agricultural process)에 이용되는 바이오 기술인 그린 바이오(green biotechnology)기술은 특히 1996년 몬산토(Monsanto)1의 제초제저항성 콩을 시작으로 유전자변형 작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의 상업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크게 산업화를 이루었다. 유전자변형 종자(GM seed) 시장은 급속히 성장해 2014년 기준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전체 종자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전자변형 작물 최대 생산국인 미국에서는 옥수수, 콩, 면화의 경우 전체 작물 경작 중 유전자변형 작물의 경작 비중이 약 95%에 이르렀다(차트 1 2). 미국의 옥수수와 콩 생산성을 비교해보면 유전자변형작물이 본격 재배되기 전인 1995년 대비 2013년 옥수수의 경우 약 40%, 콩의 경우 약 30%의 생산성 증대가 이루어졌다. 미국 농무부(USDA)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유전자변형 작물이 일반 작물 대비 10~20% 높은 생산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차트 3).
제초제 및 해충 저항성 유전자변형 작물로 대변되는 생산성 중심의 1세대 그린 바이오 기술은 식량 생산량 증대에 기여했으며, 특히 육류 생산 증대에 필수적인 사료 및 바이오 연료의 원료로도 적극 활용되면서 농업을 넘어 여러 분야에서 파급효과를 만들어내었다. 그러나 비료 등 생산요소의 고투입과 대량생산의 추구는 점차 토양이나 물 등을 포함한 생태계에 환경 부하를 가중시키고 살충제내성 슈퍼버그나 제초제내성 슈퍼잡초의 확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유전자변형 작물의 도입 초기에는 농약 사용이 감소했으나 점차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성이 강한 농약을 더욱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농가의 투입 비용 절감의 효과가 더 이상 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녹색혁명의 주역이었던 비료와 농약, 종자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의 등장이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 농화학 기업들의 R&D 파이프라인 내 원제(active ingredients)의 수가 지난 10년 사이 약 50% 이상 감소했다. 반면 농화학 제품의 개발 비용은 크게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과거 제품들을 일부 개선해 판매를 유지하는 데에 투자되고 있다. 과학적 혁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허 장벽 또한 낮아지고 있다. 몬산토는 2015년 1세대 라운드업레디 제초제저항성 콩(the first-generation Roundup Ready® soybean trait)의 특허 기간이 만료되었음을 발표했다. 이는 해당 종자에 대해 몬산토가 더 이상 로열티를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물론 2세대 라운드업레디 기술이 적용된 콩 제품을 2009년 출시해 판매 중에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난 20년간 누렸던 독점적 지위는 약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바이오 기술이 기술 및 경제성 측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어 농업 분야에도 또 한번의 커다란 기술적 도약을 가능케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이언스지에서는 2015년 과학계 최고의 이슈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를 뽑았다.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보다 제작이 용이하고 정확성과 효율성도 높아 여러 산업 분야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와 더불어 유전자 분석 비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고도화된 바이오 기술들이 다양하게 농업에 접목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그린 바이오 기술 혁신의 배경

그린 바이오 기술 혁신이 더욱 주목 받는 것은 오늘날 농업, 식량, 환경 등을 둘러싼 복합적인 상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구 및 소득 증가에 따른 식량 수요 증가, 식품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 고조, 환경 및 생태계 보존 노력 강화 등의 이슈를 해결하는데 있어서의 핵심이 새로운 그린 바이오 기술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산성 증대 요구 강화

2011년 70억명을 돌파한 인구는 2025년 80억명을 넘어 2040년경에는 9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10년간 중국에서처럼 개도국의 육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식량 요구량 증가 속도는 인구 증가 속도를 크게 상회하는데, 개도국의 도시화와 자연재해에 의한 침식 등으로 유효 경작지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세계 농경지 확대는 1990년대 이후 정체상태에 있으며(차트 4),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당 농경지는(arable land per capita) 1961년 0.37헥타르에서 2013년 0.1965헥타르로 약 50% 감소 했다. 이 때문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증가하는 세계 인구가 배불리 먹으려면, 21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 경작지에서 2008년보다 두 배나 많은 식량을 수확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식량 생산 증가에 대한 요구는 인류의 진화와 더불어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으며, 이미 바이오 기술은 식량 위기 극복에 일정 수준 기여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바이오 기술은 주로 작물에 대한 생물학적 스트레스(biotic stress, 다른 생물체에 의해 일어나는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 데에 집중했다. 이에 잡초나 해충에 의한 생산성 저하를 해결해 주는 제초제저항성 또는 해충저항성 형질이 개발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인 옥수수 등 일부 작물에서 생산 효율성 개선을 이루었다.
이러한 방식의 생산 효율성 증가가 어느 정도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가뭄, 폭우, 온도 변화 등의 재배 환경에서 오는 비생물학적 스트레스(abiotic stress)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여러 연구자료에 따르면, 해충, 잡초 등에 의한 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따른 생산성 감소는 약 20% 안팎인 반면, 비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따른 생산성 감소는 5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한된 경작지에서 더욱 많은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재배 환경 악화는 향후 농업 분야에서 생산성 증대를 위해 극복해야 할 난관이 아닐 수 없다.

안전성 및 친환경성 요구 강화

최근 주요 글로벌 농화학 기업들의 대표적 작물보호제2 제품들에서 줄줄이 독성, 저항성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글리포세이트(Glyphosate)가 발암성 물질에 해당된다는 보고서를 냄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3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성 물질로 분류 발표하였다. 글리포세이트는 몬산토가 ‘소탕’이라는 의미의 라운드업(Roundup)이라는 이름으로 1974년 출시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비선택적, 즉 식물의 종류에 상관없이 제초 작용을 나타내는 제초제 성분이다. 이와 더불어 국제암연구소와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2,4-D 제초제 성분 또한 발암성 물질에 해당된다고 분류했다. 이 성분은 특정 식물에 대해 선택적으로 제초 효과를 내는 선택적 제초제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특히 다우 케미컬의 농화학 사업 부문인 Dow Agrosciences가 2,4-D 제초제 저항성 옥수수와 콩 종자를 개발해 해당 성분의 제초제와 함께 패키지로 상품화하고 있다. 또한 2007년 유럽연합 법원이 독성 문제로 신젠타(Syngenta)의 대표적 비선택적 제초제 제품 성분인 파라쿼트(Paraquat)의 사용 승인을 취소하면서 파라쿼트의 유럽내 생산 및 판매가 전면 금지된 바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각각 2012년, 2016년부터 파라쿼트 성분의 모든 제초제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또한 제초제 사용이 반복되면서 제초제에 내성을 지니는 슈퍼잡초(super weed)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차트 5). 특히 바이엘(Bayer)에 따르면 미국에서만도 156개의 제초제 내성 개체군이 잡초에서 확인되었다.
식품 안전성 및 환경 독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에서 관련 제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안전성에 대한 기준 강화는 종자 및 작물보호제의 개발 비용을 상응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의 출시 확률을 더 낮추고 있다(차트 6). 업계 추산에 따르면, 신규 유전자변형 작물을 개발해 출시하기까지 약 1억 4천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 최소 26%가 환경 독성 등의 평가 및 승인에 사용된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작물보호제 원제를 개발해 출시하기 까지는 약 2억 6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며 이중 약 32%가 등록 평가 및 승인에 사용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새로운 농약등록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종전에는 농약의 등록평가가 독성과 사용량, 사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위해성 평가(risk assessment) 방식이었으나, 새 규정에서는 사용량, 사용법과 무관하게 물질 자체의 위험도 분류(hazard categorization) 방식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위험(hazard)이 있더라도 사용량, 사용방법에서 실질적인 위해성(risk)이 없다고 판단되면 등록을 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새로운 농약등록규정 하에서는 농약으로서 아무리 뛰어난 효과를 지녔다 하더라도 발암성, 유전독성, 지하수 오염 등과 같은 위험(hazard) 문제가 있으면 아예 등록을 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3] 이에 보다 안전하면서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의 농업 활동을 위해서는 바이오 기술을 통한 혁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 강화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2016년 3월 꿀벌 7개 종을 멸종위기종 보호법에 따라 보호해야 할 종으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국제기구인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플랫폼(IPBES)’은 2016년 2월 벌 종류 40%가 멸종위기라고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벌은 세계 식량자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00여종 작물에 대해 70%를 수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꿀벌은 생태계 및 인간의 식량 생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꿀벌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으로 살충제,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성분이 지목되고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 중 하나다. 이미 유럽 식품안전청(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은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살충제를 꿀벌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꿀벌 생태계에 심각한 위험(unacceptable danger to bees)을 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세 가지 살충제 성분(Imidacloprid, Clothianidin, Thiamethoxam)에 대해 2013년 일시적인 사용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차트 7). 유럽에서는 해당 살충제 성분의 꿀벌 독성에 관한 위험성 평가가 마무리되는 2017년 초 관련 제품들의 승인 취소 및 판매 관련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향후 개발될 살충제에 있어서 약효와 꿀벌 등 익충에 대한 안전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문제가 제품사업화에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간에게 유리한 품종만을 인위적으로 선택해오면서 우리가 기르는 많은 작물과 가축들의 유전적 다양성이 현저히 상실되었다. 특히 유전자변형 농작물의 재배가 확대되면서 일부에서는 토종 품종이 점차 사라지고, 생산성이 좋은 소수의 품종만이 살아남는 등 유전 자원의 획일화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재단(Worldwide Fund for Nature)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란 수백만여 종의 동식물, 미생물, 그들이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이다. 전 국립생태원 원장 최재천 교수는 생태계의 균형을 젠가(Jenga) 게임3에 비유하며, 자연계를 구성하는 모든 종들은 다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종이 사라졌을 때 생태계 전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릴 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우리 인류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인 것이다. 역설적인 듯 하나, 유전자 다양성, 종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으로 이루어지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데 있어 바이오 기술의 꾸준한 개발과 농업 분야에의 올바른 적용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유망 그린 바이오 기술

혁신적인 신품종 종자 개발과 친환경성과 안전성이 높은 작물보호제 개발에 그린 바이오 기술의 적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종자 개발 기술에 있어서 기존의 전통적 육종(conventional plant breeding) 방식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DNA 표지 육종 기술과 최근 눈에 띄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 활용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형질측면에서는 작물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가뭄 등 재배 환경 변화에 대한 저항성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작물보호제 분야에 있어서는 기존 농약에 대한 내성 극복, 친환경성 및 안전성 향상 등을 위해 바이오 기반 솔루션들이 주목할 만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농화학 기업들이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거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DNA 표지 육종 및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한 신품종 개발

바이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최근 전통적인 육종 방식에도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 육종 방식은 파종과 수확 간의 주기(3~20년)가 길고, 어린 묘목을 심어 기르는 데에 광범위한 토지와 비용이 소요되었다. 수확 시기까지 기다려 실제로 원하는 색, 맛, 단단함 등의 형질이 나타났는지 물리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고속 DNA 염기서열분석기가 등장하고 DNA 표지 확인을 통해 소위 ‘Wait and See’ 기간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품종 개발에까지 걸리는 시간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DNA 표지 육종(DNA marker-assisted breeding) 방식이라고 하는 첨단의 육종 기술로 벼의 경우 기존에 약 10년이 걸리던 육종기간을 3~5년 단축할 수 있다. DNA 표지 육종 방식에서는 묘목의 작은 잎만으로도 생산성, 품질, 병 저항성 등의 표지 분석을 통해 향후 어떠한 형질의 작물로 자라날지 예측할 수 있다(차트 8). 2000년대 들어 이 기술을 활용한 신품종 개발에 각국 정부 및 기업 차원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왔다. 특히 일본의 경우 농림수산성(MAFF) 주도로 2004년 벼의 전체 유전체 분석을 마치고 벼와 관련한 중요한 유전자를 특허로 등록한 바 있으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농업 혁신을 위한 유전체학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이어 2013년부터는 차세대 유전체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DNA 마커 육종 기술을 사용해 신품종 벼를 개발 중에 있다. 유전자변형 종자 사업을 하지 않고 전통 육종 기술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종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사카타(Sakata) 종묘 등 일본의 종자 기업들도 이러한 기술을 통해 고품질 종자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다.
몬산토는 1997년부터 유전자변형 밀(wheat) 종자 개발을 시작해 등록 평가 등을 모두 마치고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으로부터 안전성 평가까지 완료하였다. 하지만 2004년 출시를 목전에 두고 관련 업계 및 소비자의 반발로 시장 출시를 포기하고 관련 연구 및 상업화 계획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2009년 WestBred라는 밀 종자 기업을 인수하면서 개발을 재개하였는데, 유전자변형 방식 보다는 DNA 표지 육종 방식을 통한 밀 신품종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몬산토는 식물 육종 방식을 혁신적으로 효율화(revolutionizing plant breeding)할 수 있는 기반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일례로 종자 치핑(Seed Chipping) 기술은 종자를 훼손시키지 않고 종자의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게 함으로써, 파종을 하지 않고도 종자가 어떠한 특성을 가질지 예측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개선된 품종을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어 과채류나 밀 등을 중심으로 신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젠타4 또한 육종 기술에 기반한 보리, 벼, 밀 등 곡물 종자 개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품종 밀의 경우 2019년 미국과 프랑스를 시작으로 하여 전세계 8,200만 헥타르에서 재배하는 것을 목표로 있다. 이는 전세계 하이브리드 밀 재배 면적의 약 40%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 170만 헥타르의 약 5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신젠타는 2015년 R&D Day에서 이를 시장의 판도를 바꿀 비유전자변형 기술(game-changing non-GM technology)이라고 소개하며 신품종 밀에 대해 최고 매출 30억 달러를 목표로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 기술 또한 종자 개발 방식에 혁신적인 대안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유전자변형은 원하는 외래 유전자를 작물에 도입하기 위해 주로 박테리아(agrobacterium tumefaciens)를 사용한 데 반해 최근의 유전자 편집 기술은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사용해 외래 유전자의 도입 없이 작물 내의 원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교정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갈변증 유발 유전자가 제거된 버섯과, 농작물의 대표적 병충해인 흰가루병 유발 유전자가 제거된 밀을 유전자변형작물로 규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외래 유전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이다. 유전자 편집 방식을 적용할 경우 종자 개발 과정의 등록 평가 기간과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전자변형 방식으로 새로운 종자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약 13년이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에 위해성 평가에만 최소 3년이 소요된다. 몬산토에 이어 종자 분야 글로벌 2위 기업인 듀폰(DuPont)5은 향후 5년 이내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한 종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2015년 CRPSPR 전문 바이오 기업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Caribou Biosciences)와 핵심 특허의 공유, 공동연구, 그리고 듀폰의 카리부에 대한 투자 등을 포함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비생물학적 스트레스 저항성 작물과 기능성 작물 개발

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소(APHIS)의 유전자변형 작물에 대한 필드 테스트(field releases for testing) 승인 데이터는 유전자변형 작물의 연구개발 활동을 측정하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준다. 총 승인건수가 2002년 1,194건을 정점으로 하여 감소추세에 있는 가운데(차트 9), 형질별 필드 테스트 승인 건수를 살펴보면, 승인이 시작된 1985년부터 1990년대에는 잡초 및 해충 저항성 형질이 중심이었던데 반해 2000년대 이후에는 가뭄 저항성 등 재배 환경 관련한 비생물학적 스트레스 저항성 형질에 관한 승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까지의 1,043건에 머물렀던 비생물학적 스트레스 저항성 형질의 누적 승인 건수는 2013년 5,190건으로 급증했다.
지금까지 종자 연구개발의 목표 형질은 주로 생산성과 잡초, 해충 등 생물학적 스트레스(biotic stress) 극복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차세대 제초제 및 해충 저항성 형질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점차 비생물학적 형질, 즉 가뭄, 염분, 더위 등의 생육 스트레스에 강한 작물을 만들어내거나, 질소나 탄소의 고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작물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몬산토와 듀폰은 각기 1세대 가뭄저항성 옥수수 종자에 대한 개발과 승인을 마치고 상업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몬산토는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나 물이 부족한 남아공, 케냐, 우간다, 모잠비크, 탄자니아의 아프리카 5개 국가에서 농업인들 및 아프리카 농업기술재단(African Agricultural Technology Foundation, AATF) 등과 함께 2008년 아프리카를 위한 물 효율성 옥수수(Water Efficient Maize for Africa, WEMA)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종자 개발 및 상업화에 협력해온 바 있다. 그 외 인도네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 국영 설탕회사(PTPN-11)와 일본 아지노모도사(Ajinomoto) 등이 협력해 가뭄저항성 사탕수수를 개발했으며, 신젠타도 기존의 해충 저항성 형질을 대체하거나, 신규 제초제 저항성 형질 등의 연구개발을 지속함과 동시에 가뭄이나 광합성 효율 증대 등의 비생물학적 스트레스 저항성 형질에 대해 장기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작물의 영양적 기능성, 즉 해로운 성분을 제거하거나 이로운 성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도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듀폰은 오메가 9계열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이 75% 이상 함유되어 있는 고올레산 콩 Plenish®(High Oleic Acid Soybean)을 개발해 본격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레산은 올리브유의 주성분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동맥경화 및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미국내 모든 식품업체들로 하여금 2018년 6월까지 트랜스 지방6의 사용을 중단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2006년부터 트랜스 지방을 표시하도록 한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조치이다. 듀폰은 Plenish 기름을 통해 미국에서 소비되는 전체 기름 중 약 60%에 해당되는 콩기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Plenish 기름은 트랜스 지방이 없고 일반 콩기름 대비 올레산이 약 3배 이상 함유되어 있다. 지금까지 유전자변형 작물의 혜택이 주로 생산자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러한 제품은 소비자들 또한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

혁신적인 신규 작물보호제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작용 기작(mode of action)이 등장하여야 한다. 그러나 농약에서 새로운 작용 기작의 발견 확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주요 제초제 성분들에 있어서 제초제 내성 문제 및 발암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일부 살충제 또한 독성 문제로 승인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있다. 글로벌 농화학 기업들의 대규모 합병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연구개발 분야를 통폐합함으로써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성공 확률을 높이려는 목적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성 및 저항성 문제가 대두된 기존의 화학합성 기반 작물보호제에 대한 대안으로 바이오 작물보호제(biologicals)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바이오 작물보호제란 동물, 식물,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에서 추출된 유효 성분을 통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 및 잡초를 방제하는 제제로 미생물 농약(microbial biologicals)과 생화학 농약(biochemicals) 등이 이에 해당된다7.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작용 기작이 다른 작물보호제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인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규 작용 기작을 가진 성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소재 물질의 다양화를 위해 화학합성과 더불어 미생물 대사체 혹은 천연 추출물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여년 내 개발된 신규 작용 기작 중 주요한 혁신 중 하나로 듀폰의 천연물 유도체(biochemicals) 레낙시피르(Rynaxypyr) 살충제가 꼽힌다. 나방류의 방제에 효과가 높고 포유류 등 다른 생물체에 대해서는 높은 안전성을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2008년 출시된 이래 현재 최고 연 매출 약 15억 달러 매출 규모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바이엘은 바이오 작물보호제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2012년 미생물 기반 바이오 작물보호제(microbial biopesticides) 전문 기업 아그라퀘스트(AgraQuest)를 약 5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 살충제 제품 레퀴엠(RequiemTM)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완료하고, 2017년 유럽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비닐하우스 내 채소 재배시 사용될 이 살충제는 식물 추출물인 테르펜류(terpenes)의 천연물에 기반하고 있어 독성이 없기 때문에 여타 화학합성 작물보호제와 달리 잔류허용기준(maximum residue level) 또는 안전사용기준(ore-harvest interval)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바이엘의 농업사업부 바이엘 크롭사이언스의 CEO 샌드라 피터슨(Sandra Peterson)8은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과일 및 채소 분야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바이엘 크롭사이언스는 과일 및 채소 분야에서 2020년까지 30억 유로의 매출을 달성할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아그라퀘스트 인수로 이 목표 달성이 더욱 현실화됐다”고 했다.
세계 최대의 화학 기업 BASF도 2012년 미생물 기반 바이오 작물보호제 전문 기업인 Becker Underwood를 10.2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바이오 작물보호제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스미토모 화학은 Valent BioSciences Corp. (VBC)라는 100% 자회사를 통해 미국을 기반으로 바이오 작물보호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2015년에는 작물의 수분과 영양분 흡수 효율을 높여주는 미생물(mycorrhizal fungi9) 사업을 인수해 작물 생장 촉진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파트너쉽의 체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젠타는 생명과학 및 소재에 강점이 있는 화학기업 DSM과 2015년 미생물기반 농업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 및 상업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젠타의 R&D 총괄 트리시 말라키(Trish Malarkey)는 “미생물기반 바이오 작물보호제는 더 적은 생산요소의 투입으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도록 돕는다. 이는 농부뿐 아니라 소비자, 환경, 사회에도 이로운 방식으로 오늘날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 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매출을 유전자변형 종자와 그와 함께 판매되는 라운드업 등 제초제로 창출하고 있는 몬산토가 최근 ‘종자 그 이상(beyond the seed)’을 추구하고 나섰다. 몬산토의 CEO 휴 그랜트는 “과거 몬산토는 종자 기술의 진보를 통해서만 수확량을 늘리려고 해왔다. 그러나 바이오 기술은 GM에 그치지 않는다. 종자 개발뿐 아니라 미생물을 이용해 토양을 개량하는 등 수확량 향상과 연결되는 모든 기술을 다룬다.”고 말한다. 이의 일환으로 2013년 12월 미생물제제(microbials) 분야 최고의 기술을 가진 덴마크 기업 노보자임(Novozymes)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차트 11). 이를 통해 Biocontrol(병충해, 잡초 등으로부터 작물을 보호), Biofertility(토양으로부터 질소, 인 등의 양분 흡수를 도움) 등의 미생물 기반 작물보호제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몬산토는 기존의 잡초 및 해충 컨트롤, 생산성 컨트롤 등의 핵심 플랫폼(core platform)에 디지털 농업 기술과 더불어 BioAg를 중요한 신규 플랫폼으로 추가하였다. BioAg는 자연에서 채취한 곰팡이들을 독점적인 코팅 기술을 사용해 종자 표면에 코팅 처리한 후 필드 테스트를 실행한 결과 옥수수와 콩에서 단위면적당 약 6~8% 수확량이 증가10하는 효과를 확인함에 따라 2017년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린 바이오 기술의 미래와 과제

최근 각종 첨단 기술의 접목으로 농업이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종자와 작물보호제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대형 시장일 뿐 아니라 식량의 수요 측면에서 성장성이 보장되는 매력적인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여년 간 종자와 작물보호제를 중심으로 하는 농화학 산업은 1세대 유전자변형 기술로 대변되는 그린 바이오 기술에 의해 Top-tier 기업들의 경쟁구도가 구축되었다. 최근 이들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형 인수합병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농화학 업계는 이미 새 판 짜기에 돌입해있다. 기존의 선도 기업들이 몸집 불리기를 통해 시장 점유율과 기술적 시너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중국 또한 종자 및 작물보호제 산업에서 범국가적인 계획을 세우고 연구 및 사업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2016~2020년에 걸친 13차 5개년 규획에서 제초제 저항성 콩과 병충해에 강한 옥수수 등 유전자변형작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해충저항성 쌀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안전성 평가를 마친 상태에 있다. 시진핑 주석은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 “유전자변형 기술을 향상시켜 외국기업에게 유전자변형농산품 시장을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종자 분야에 있어서 지난 20여년 동안 바이오 기술에 의해 두드러진 성장을 이룬 작물은 옥수수와 콩, 그리고 카놀라와 면화일 것이다. 이들 작물들은 주로 기름이나 첨가제 등으로 가공하여 사용하거나 사료, 또는 연료용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종자 개발 방식에 있어서 DNA 표지 육종 등 첨단 바이오 기술이 결합된 기존의 육종 방식과 유전자편집 기술, 유전자변형 기술이 공존하며 진화해나가는 가운데 과채류, 밀 등 인간이 직접 식품으로 섭취하는 작물들에 대해서는 육종 방식이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한 상업화가 중단기적으로는 보다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종자 기업들의 경우 다양한 방식의 종자 개발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특히 유전자변형 기술에 있어서는 서너 가지 형질을 한꺼번에 적용(stack)해 다양한 스트레스에 강한 저항성을 지니거나 영양성분이 강화된 종자를 개발함으로써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기술이 점차 경제성을 확보함에 따라 많은 벤처기업들에게도 시장 참여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김진수 교수는 “CRISPR은 종자 개발의 새 역사를 창조할 것이다. 저렴하고 손쉬운 기술이기 때문에, 작은 연구소에서도 시도할 수 있어 소수 대형 기업들의 독점 체제를 붕괴시킬 것이다”라고 말한다. 칼릭스(Calyxt),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Caribou Biosciences), 크리스퍼 떼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 등과 같은 중소규모 기업들도 이미 종자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향후 산업의 경쟁 구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식물은 개체의 많은 부분을 잘라내어도 살아 남는다. 재생능력이 강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정 제초제에 대해 내성이 생긴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이미 오래 전에 개발되었던 선택적 제초제 원제가 일부 새롭게 각광을 받기도 하는 실정이다. 환경독성이 혁신적으로 개선된 화학 합성 제초제가 슈퍼 잡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당분간 합리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기반으로는 비선택적 제초제와 같이 잡초의 종류에 상관없이 ‘소탕’의 효과를 내는 원제가 개발되기가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이오 작물보호제의 경우 살충제나 종자 처리제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바이오 작물보호제는 그 특성상 목표 병해충 등 제한적인 대상에게만 영향을 주므로 환경에 대한 피해가 적다. 최근 바이오 작물보호제가 가장 주목 받는 이유 또한 독성이 낮아 잔류농약에 대한 우려가 없으며 내성을 가진 잡초나 병해충 발생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점이다. 화학 합성 작물보호제 대비 각종 등록 절차 및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간소화되어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방제 효과를 내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화학 합성 작물보호제를 완전히 대체하기 보다는 두 가지가 보완적인 방식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차트 12). 유럽 등 각 지역에서 점차 종합적 병해충 관리11 방식이 규제화되면서 향후 바이오 작물보호제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그린 바이오 산업이 또 한번의 커다란 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벤처 투자, 파트너쉽,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최신 기술 역량 확보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농업 기업들이 지난 20년간 보여주었듯이 이제 농업에 있어서도 기술 선점이 핵심적인 경쟁력이 되었다. 고속대량스크리닝(High Through Put), 종자 치핑(Seed Chipping) 등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기술의 확보도 중요하다. 다양한 요소 기술을 지닌 연구 기관과의 협업 또한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듀폰의 경우 독립된 구조로 분리된 듀폰 벤처(DuPont Ventures)를 통해 최신 그린 바이오 분야12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2015년에는 이를 통해 미생물군 유전체 발굴(microbiome discovery company)에 전문 역량을 지닌 Taxon Biosciences를 인수해 바이오 작물보호제 사업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혁신적인 그린 바이오 기술력을 갖출 경우 장기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차세대 농업 혁명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