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시대의 센서 네트워크에 기반한 각종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AI 분야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글로벌하게 장악한 미국계 IT 기업이 빅 데이터 분석에서 우위에 있고 대량 데이터를 활용한 학습형 AI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일본기업으로서는 이러한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 AI 시장에서 경쟁해도 승산이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일본기업의 AI 전략은 이러한 빅 데이터 분야보다도 공장이나 공작기계 차원에서 전문적인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에 주목하면서 이를 극복하는 분야에 주력하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경제산업성이나 IT기업, 공작기계 업체 등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것이 분산형 Edge Computing 기반 AI라고 할 수 있다.
일본기업은 IoT 시대의 컴퓨팅 환경에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클라우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며, 컴퓨팅 트렌드가 다시 분산형 컴퓨팅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일본기업은 각종 단말기의 컴퓨팅 기능이 통신을 연계해서 데이터 센터의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집중 처리될 경우 통신 속도 등 각종 지연 문제가 발생할 것을 경계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등에서 도처에 센서를 부설하여 AI를 통해 효과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클라우드 컴퓨팅만으로는 실시간 응답성에 한계가 존재한다.
서버의 필요 용량 폭증 문제도 발생할 것이며, 일본기업은 클라우드와 연계하는 형태로 단말기 차원 등에서 AI 처리를 할 것을 중시하고 있다. Edge(단말), Fog(기지국 등), 클라우드(데이터 센터) 간에서 정보전달, AI 판단 등을 분담해 실시간 처리의 성능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전략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IoT시대의 3층 구조로 이루어지는 컴퓨팅 환경 속에서 일본은 Edge, Fog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 부분에 주력하는 추세에 있다. 일본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 측면에서 미국 IT기업에게 뒤처진 데다 센서 등 하드웨어의 강점과 결합된 단말차원에서의 컴퓨팅, AI에서는 일정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강한 제조 기업체를 중심으로 자사 개발의 AI를 기초로 한 분산형 AI 구축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FANUC는 로봇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여러 기계를 묶은 Fog층에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벤처기업과 협업), 딥 러닝을 활용하면서 기계의 이상 등을 감지하는 학습 기능을 자사의 자동화 기계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산형 Edge 컴퓨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말기의 절전 성능이나 계산 능력의 향상 등 과제도 많다. Edge, Fog, Cloud 간의 분업 체제, Edge 서버(Fog 층) 개발 등이 과제가 된다. NTT는 딥 러닝을 탑재한 Edge 서버를 5G 기지국에 설치하고 자율주행과 함께 다양한 IoT 서비스를 개척할 전략으로 있다. Edge 단말기 차원에서 수집 및 처리된 도로 상황(신호등이 바뀌었다는 등) 등에 관한 정보나 데이터는 클라우드 컴퓨터까지 보내지 않고 단말기 차원에서 처리하고 ‘축구공이 뛰어나온 다음에는 애들이 도로에 뛰어나올 수 있다’는 등의 중요한 운전 경험이나 노하우에 관한 지식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전달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물론 5G를 통해 인간이 감지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자동차간, 자동차와 사물 간에서 고속으로 통신함으로써 Edge, Fog, Cloud 간의 데이터 전달을 실시간으로 수행하겠지만 NTT는 이를 통해서도 나올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처리의 실시간 분담의 설계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AI의 활용은 시작단계이며, AlphaGo의 성공으로 인해 일본기업 현장에서도 그 효과가 과장되는 경우도 있으나 일본기업은 고유의 영역 개발에 주력하면서도 일반화에는 신중한 자세도 보이고 있다. 딥 러닝 등 현재의 AI 수준은 기본적으로 통계모델에 기초하기 때문에 각 현장에서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경험치를 얻더라도 그것은 보편적인 랜덤 샘플 데이터를 기초로 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아무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구 몇 바퀴 자율주행 실험을 한다 해도 이 경험지식을 서울이나 뉴욕, 동경 등의 도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일본기업은 공장이나 기업 전체 차원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의 의미와 활용한 계를 고려하면서 데이터 수집 방식의 개선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객의 고충을 처리하는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고객과의 대화 기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음성 인식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으나 연령대나 사람의 특성에 따라서 인식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이 질문하거나 하면 기계가 인식하기 쉬운 목소리를 가진 오퍼레이터가 고객의 말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고객과의 대화 데이터의 의미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Deep Learning 보완 기술 개발
딥러닝의 등장이 AI의 응용분야를 확대했으나 판단 근거의 블랙박스화, 대량데이터의 필요조건 등 한계도 존재하며, 일본기업은 이러한 Deep Learning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에서 AI 기술의 개발에 주력 중이다.
컴퓨터상에 인간의 신경망 세포와 같은 회로를 만들고 분석 및 예측 하는 딥 러닝은 기존의 기계학습과 달리 스스로 학습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다. 다만, 이는 인간이 설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판단이나 추론의 이유를 인간이 알 수 없는 Black box 문제가 존재한다. 알파고와 이세돌씨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패배했을 때 범했던 악수는 왜, 그렇게 했는지 알파고 개발자도 알 수가 없었다. 이러한 딥 러닝의 판단의 근거를 인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블랙박스 문제는 AI가 완벽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의료, 자율주행 등으로 확대 적용되는 데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은 이러한 블랙박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의 구조에 알기 쉬운 White box를 혼합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딥러닝의 활용은 필수이지만 일본기업은 인간이 만드는 규칙 베이스의 AI와 혼합해서 사용해 인간에 의한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면 미국의 도요타자동차 AI 연구거점(TRI)의 Gill Pratt CEO는 규칙 베이스의 AI와 딥러닝을 혼합해서 AI의 예측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언급하고 있다[7]. 또한 일본기업은 딥 러닝을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활용해서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시간도 소요되는 등 데이터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는 과제도 중시하고 있다. 사실, 딥 러닝은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효과가 떨어지며, 적은 데이터로 분석, 결정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불리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벤처기업인 UBIC는 학습과 평가를 하는 독자적 인공지능을 개발해,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변호사 등 모방대상의 적은 데이터라도 인간에 의한 판단의 배경인 암묵적인 지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NEC는 화이트 박스형 AI인 이종혼합학습기술을 2012년 개발했다. 이는 잡다한 데이터에서 복수의 예측 모델을 자동적으로 작성하면서 학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 경과에 따라 예측 모델을 자동으로 갱신하고 예측 능력을 높이고 있다. NEC의 기술을 적용한 오바야시구미의 전력수요 예측 모델에서는 30분마다 예측식을 갱신하고 상황에 따라 날씨 요인 등을 중시한 모델로 자동 교체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그리고 NEC가 2016년 5월에 개발한 분산형 기술에서는 데이터를 복수의 컴퓨터에 랜덤하게 배정하여 각 컴퓨터가 독자적으로 예측 모델을 작성하고 통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대의 서버가 각 컴퓨터의 결과를 통합한 후 다시 각 컴퓨터에 결과를 배정해 다수결 방식으로 우수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함으로써 정교한 방정식 모델로 진화하면서 AI의 학습 능력을 높이고 있다.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
AI의 현재 수준에는 한계도 있지만 일본기업은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업무 개선에 활용하면서 AI의 가설 창출 능력 등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기업은 AI를 활용한 업무 전반의 개선 과정에서 AI의 진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캐논은 오이타현의 자사 공장에서 AI를 활용한 완전 자동 공장의 가동(2016년 4분기 목표)을 준비 중이며, 여기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거점도 운영 중이다.
캐논은 이 시도가 성공할 경우에는 각국 제조 기업에게 실시간 SCM 자동화 등의 솔루션을 판매할 방침으로 있다.
소니의 경우 지난 5월에 미국의 AI 전문기업인 Cogitai사에 출자해, 환경에 따라서 학습과 행동을 조절하는 Continual Learning(계속학습) 기술의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AI는 현재의 상황이 이미 아는 지식인지, 모르고 예측하기 어려운 것인지에 따라 행동이나 학습의 전략을 바꾸게 된다.
히타치의 경우 AI를 활용한 업무 개선에 있어서 AI의 가설 설정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AI는 전문가를 능가하는 가설 설정이 가능한 분야가 있다는 판단으로 실질적으로 활용해서 효과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AI에는 질의응답형, 패턴 식별형, 운전 판단형이 있는데, 히타치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운전 판단형 AI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예를 들면 히타치는 제조업의 운전자금 소요 기간 단축을 위해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원료, 제품 재고를 여유 있게 하면 자금 부담이 생기고 재고를 적게 하면 납기 지연, 장비 고장 등의 CCC(Cash Conversion Cycle) 악화 요인이 발생한다.
이러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히타치는 실시간으로 기업 활동을 AI로 분석해 30분마다 생산계획을 조정하고 적정재고를 관리하거나 예비보수를 실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히타치는 창고의 Picking 업무에 있어서 물건이 고정되고 근로자가 움직인다는 상식을 파괴해, AI가 다음 날의 수주 상황을 판단해 물건이 들어간 Lac의 위치나 레이아웃을 매일 변경하여, 작업 과정에서 로봇이나 인간이 부딪치지 않고 원활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Smart Logistics를 구축해 생산성을 10% 이상 향상시켰다.
히타치는 또한 AI를 활용해서 콜 센터의 수주 확대에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콜 센터의 오퍼레이터에 센서를 부착해서 관찰 하고 수집한 행복도 측정 데이터를 AI로 분석하여 휴게 시간 중의 활성도가 수주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히타치는 같은 연령층끼리 대화를 촉진 하는 휴게실 레이아웃으로 개선하고 잡지의 배치, 공간디자인 등을 개선함으로써 콜 센터의 수주 비율을 13%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