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민주통합당 기획재정위)을 포함한 여야 의원 10인은 최저가낙찰제 폐지와 최고가치낙찰제 도입을 골자로 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일부개정안을 4일 발의했다. 제안이유로는 최저가낙찰제는 가격 과당경쟁을 유발시켜 덤핑입찰, 공기단축, 노무비 절감을 초래하며, 이에 따라 건설현장 산업재해 증가, 부실시공,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따른 일자리 감소,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수주량 감소, 저가하도급 문제 등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저가낙찰제는 현 입·낙찰제도 중 유일하게 건설업체간의 경쟁이 적용되는 방식으로 타 제도에 비해 국가예산을 절감하는 효과가 큰 제도로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므로 국회는 즉시 최저가낙찰제 폐지 법안을 철회하고, 오히려 현 300억 이상에서 100억 이상 공공공사로 확대시킬 것을 촉구했다. 최저가낙찰제 폐지는 경쟁을 원치 않는 토건족의 이익을 대변한 것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경실련의 입장이다.

최저가낙찰제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모두 단계별로 확대하기로 하였으나 이행하기 않았고, 새누리당 또한 2004년 100억이상으로 확대한다고 공약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최저가낙찰제는 턴키, 적격심사제 등과 같은 타 제도보다 가격경쟁 요소가 크고 경쟁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는 국내 입찰 제도 중 유일하게 예산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하지만 또 다시 국회에서 폐지를 논의하는 것은 최근 건설경기 침체를 이유로 토건업계의 손을 들어주는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경실련은 부실시공은 설계와 공사일선에서의 시공 및 감리·감독과 관련된 것으로 최저가낙찰제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보듯이 4대강 사업에서 턴키로 발주한 보 공사에서 부실시공이 나타났고 정부의 주장대로 턴키가 설계 경쟁을 통해 우수한 업체를 뽑는 방식이라면 이같은 부실시공은 발생하지 않아야 했지만 이같은 부실시공이 나타났다는 것은 부실시공은 입·낙찰제도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국건설업체는 과거 중동을 비롯한 각국에서 최저가로 입찰해 수주했지만, 이로 인해 부실공사가 초래 되었던 적은 없었다는데부실시공이 일어난다면 건설업체는 향후 다른 사업을 낙찰 받을 수 없으므로, 최저가낙찰제라고 해서 절대 부실시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부실공사는 먼저 설계의 완성과 관련된 것으로 설계와 시공을 분리해 입찰하는 최저가낙찰제의 경우 정부설계의 완성도를 높이면 해결될 수 있고 건설일선에서 제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감리 및 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의원 등의 법안을 보면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는 대신 최고가치낙찰제를 도입해 임찰금액 외에 계약능력, 품질, 기술력, 입찰금액, 유지관리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현 기술능력, 시공능력, 경영상태, 신인도 등을 평가하는 PQ를 통해 이미 실시하고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PQ제도를 좀 더 보완하면 되고, PQ를 통과한 업체들 중 철저한 가격경쟁을 통해 선정하면 되다는 것이 경실련의 입장이다.

경실련은 국회와 정부는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저가심의제 등의 제도를 개선하고, 적용 대상공사도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국가 예산절감은 물론, 건설업계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