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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협의의 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은 개념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기술 배경이 비슷하고 기술 수준이 높아질수록 오버랩하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다. 본 글에서는 VR과 AR을 거의 구분하지 않았다. Milgram은 현실환경(Real Environment)과 가상환경(Virtual Environment) 사이에 현실환경에 가상 입/출력 정보가 더해지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가상환경에 현실 입/출력 정보가 더해지는 증강가상(Augmented Virtuality, AV)을 연속선 상에 표현하였는데, VR은 가상환경으로 볼 수 있다. 조사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2020년 까지 VR과 AR이 1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1하고, VR만으로도 700억 달러2에 이를 것으로도 보고 있는데 이 둘 모두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가상화된 이미지가 많이 요구되는 경우 VR, 실제 이미지가 중요한 경우 AR이 활용될 수 있다. 즉, 게임이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들은 VR이 유리하고,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계하며 보조적인 역할을 극대화할 경우에는 AR이 유리하다. 따라서, 당분간 이 둘은 제공하는 가치가 상충되기 보다는 보완하는 형태로 발전해갈 것이다. 또한 AR과 VR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VR의 경우 콘텐츠 데이터량이 많아 네트워크 속도에 의존할 수 있고, AR은 사용자 및 주변의 위치 정보와 주변 기기들의 정보 제공을 위한 사물간 연결이 중요하다. 한편 360도 카메라를 통한 VR 콘텐츠는 사용자가 고개를 돌리는 수준의 제한적인 상호작용만을 제공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가상현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소비자용으로 올해 처음 출시될 VR 전용기기들

지금까지 VR전용기기는 주로 개발자 버전 위주로 나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피상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 오큘러스, HTC, 소니가 소비자용 VR 전용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기들을 비교해보면 대부분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특히 어지러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Latency(반응지연시간)는 20ms이내로 상당한 개선을 이루었다. 다만, 기존에는 VR기기의 성능 고도화를 추구했던 소니가 오히려 가장 저가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은다. 디스플레이나 센싱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의 VR 액세서리 형태로 출시하여 이미 3,500만명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플레이스테이션4의 게임 생태계를 강화해나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오큘러스 VR 창업자인 파머 러키는 소니의 가격에 대해 적정한 수준(fair price)이라고 밝히며, (게임 외 다른 시장을 감안한) 오큘러스는 소니와는 다른 시장이라고 언급하였다. 게임콘솔용이 아닌 PC용이라는 면에서 오큘러스와 Vive는 대부분 유사하지만 모션 트래킹 방식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는데, 오큘러스는 센싱 영역의 확장 측면을 Vive는 가상현실 공간 구현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Vive는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계로 가상환경 내에서 문자나 전화 통화도 가능하며, 헤드셋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가상환경 안에서도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궁극의 디스플레이 기술, 홀로그램

홀로그램이란 ‘완전함’ 혹은 ‘전체’ 라는 뜻의 ‘holo’와 ‘메시지’, ‘정보’라는 뜻의 ‘gram’이 합쳐진 말로 궁극의 디스플레이 기술로 여겨지며 3D나 가상현실을 말할 때 자주 언급되어 왔다. 이미 싸이나 소녀시대와 같은 유명 한류 스타들의 퍼포먼스를 홀로그램 공연장에서 보여준 바 있었고, 최근에는 군대에 간 아이돌 가수의 홀로그램 콘서트 티켓이 2분만에 매진되기도 하고, 광화문에서는 홀로그램 집회가 열리기도 하는 등 홀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상당하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홀로그램 시대는 가까이 온 것만 같다. 하지만, 홀로그램 콘서트와 집회에서 보여준 기술은 ‘유사 홀로그램’으로 영상을 공중에 띄워 마치 홀로그램과 같은 효과를 주는 방식이다. 이는 미리 촬영해 둔 영상을 프로젝터와 거울을 통해 반사시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스크린에 투사하는 방식이며, MS의 홀로랜즈 역시 안경형 디바이스를 통해 3D 그래픽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홀로그램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유사 홀로그램’이 많이 등장하는 까닭은 ‘리얼 홀로그램’의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당장 대형의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광학소자1 기술도 부족할 뿐 아니라 전송량이나 속도에 있어서도 60도 정도의 시야각을 가지는 40인치 디지털 홀로그램 화면 전송에는 기존 고해상도 영상 대비 180만 배에 달하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약 5,000Tbps의 엄청난 전송속도가 필요하다고 한다2. 반면, 현재 5G 기술은 25Gbps 수준으로 홀로그램 요구 수준의 0.0005%에 불과해서, 네트워크 환경의 획기적인 발전 없이는 고해상도의 홀로그램 구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안경 없이 홀로그램을 즐기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