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에너지 원자재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신흥국의 원자재 수출 기업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지의 원자재 중개 기업들로 어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기 부진으로 원자재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하였다(<그림 12> 참조).
특히 세계최대규모 원자재 중개 기업 글렌코어(Glencore)는 최근 파산설이 대두되고 있다. 원자재시장 부진으로 부채 규모가 급증하여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렌코어의 경쟁사 리오틴토(Rio Tinto)역시 직격탄을 맞아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1/5 수준으로 급락하였다. 브라질 철광석 공급사 발레(Vale)도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고 채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석유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엑손(Exxon)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에 그쳤고 셰브론(Chevron)은 90% 가까이 감소하며 1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자재 기업들이 그동안 설비투자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온 것이 오히려 최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렌코어, 리오틴토, 발레 등의 기업에서 지난 10년간 설비투자 규모는 두 배 이상 확대되었다(<그림 13> 참조). 대규모 설비투자에 의한 생산능력 확대가 원자재 가격 하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원자재 기업의 부채부담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기업발 금융불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투기등급 기업들은 회사채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재 기업들의 부도율이 내년 중반까지 15~2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