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 최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첨단기술의 한 중간에는 이 모든 기술을 하나로 엮어 주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서로 소통하도록 하는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의 출현 이후 산업기술 진보의 일대 획을 긋는 시대적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향후 사물인터넷(IoT)은 각종 사회 인프라, 정보, 오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류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산업의 진화 관점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제조업 가치사슬 전반에 나타나는 변화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업 생산성 증가와 비용 절감, 그리고 한 차원 높은 고객가치 혁신 등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사물인터넷의 잠재력 때문에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자국 제조업 경쟁력 부활(Reindustrialization)을 위한 유력한 수단으로 사물인터넷을 지목했고, 미국의 GE나 독일 Siemens 등은 사물인터넷을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우리 기업의 경우에도 선진국 기업들의 견제와 신흥국 기업들의 추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미래 제조업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져올 기회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반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방과 통합 역량이 필수적이다. 자사 내부는 물론 전후방 협력파트너를 아우르는 시스템 개방과 통합이 선행될 때 비로소 사물인터넷 시대의 기회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다.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거시적으로 조망하고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하는 상상력도 사물인터넷 시대 제조기업의 중요한 성공요소이다.
좀더 나은 생산수단과 기술을 찾기 위한 인류의 지난한 노력에 불구하고 동서양을 불문하고 투입 자원 대비 산출량으로 측정한 생산성 자체는 19세기 초반 산업혁명 이전까지 사실상 정체상태에 머물러 왔다.
실제로 영국의 경제학자 엥거스 메디슨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 1800년 동안 전세계의 1인당 GDP는 500~600 달러 내외 수준에서 큰 변화없이 유지되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 기간 정체 상태에 있던 인류의 경제활동, 특히 생산성에 혁신적인 변화가 생겨난 계기는 잘 알려진 것처럼 200년 전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었다.
과거 수 천년 간 인간과 동물의 힘에 의존해 왔던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이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계설비로 대체되면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산업혁명 이후에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1900년대 초반 전기가 기계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노동의 분업에 의한 대량생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생산성 증가 속도가 가속되었다.
여기에다 1970년대에는 전자공학과 컴퓨터를 활용한 제조공정의 자동화가 본격화되었고, 1990년대의 개인용 컴퓨터의 대량 보급과 인터넷의 급부상 역시 생산성 혁신과 소득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앞서 인용한 메디슨의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초기인 1820년 전세계 1인당 GDP는 667달러로 기원후 1년(BC 1년) 당시의 445달러와 비교하면 1800년 동안 50%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생산수단과 방식, 에너지 혁신이 지속되면서 1900년에는 1,261달러, 그리고 2000년에는 6,038달러로 높아졌다.
지난 200여년 동안 10배 가량의 소득 증가가 이루어진 셈이다. 특히 컴퓨팅 파워의 폭발적인 증가와 인터넷 연결의 확산이 초래한 IT혁명은 비단 생산성이나 소득 측면에서뿐 아니라 전세계 인류가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에 혁명적 변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산업혁명에 비견되기도 한다.
한편 21세기 들어서도 모바일, 스마트기기를 중심으로 IT기술의 발전은 계속되었고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자동화 등의 분야에 혁신자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증기기관(1800년대 초반), 전기(1900년대 초반), 자동화(1970년대)에 이어 사물인터넷이 장차 세계경제와 산업전반의 생산성과 비용, 그리고 일자리와 소득창출에 미칠 거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정부와 기업들은 사물인터넷과 기존 산업의 결합을 산업 4.0 (industry 4.0) 시대, 또는 제4의 산업혁명으로 규정한 바 있다.
다음은 글로벌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발간한 ‘제조업의 미래 생산성과 성장(The Future of Productivity and Growth of Manufacturing Industries, (2015.4))’ 보고서에서 제시한 산업 4.0 시대의 9가지 기반 기술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제조업에 적용되면서 전통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바꾸어 나가는 동력이 되고 있으며, 일부는 추가적인 기술발전과 혁신을 통해 미래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① 빅데이터와 고급 분석기법(Big Data and Analytics)
빅데이터 분석은 생산 품질을 최적화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기계장비의 성능을 개선한다. 각기 다른 생산 장비와 시스템, 그리고 전사 관리 및 고객 관리 시스템으로부터의 데이터 수집과 광범위한 평가는 실시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표준이 된다.
② 자율 로봇(Autonomous Robots)
제조업체들은 오랫동안 로봇을 사용해 복잡한 과제들을 해결해 왔다. 그러나 로봇은 더 자율적이고, 유연하며, 협력적인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로봇은 상호 작용하게 될 것이며, 인간과 더불어 안전하게 작업하고, 인간으로부터 배우면서 현재보다 더 큰 범위의 역량을 가지게 될 것이다.
③ 모의실험(Simulations)
시뮬레이션은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서 현실 세계를 가상의 모형으로 복제할 것이다. 운영자가 실제 생산 프로세스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상세계에서 대기하고 있는 다음 제품을 위한 기계 장치를 시험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기계장비의 셋업 타임을 줄이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④ 시스템의 수직 및 수평적 통합(Horizontal and Vertical System Integration)
기업, 공급자, 그리고 고객 상호간, 그리고 엔지니어링, 생산, 서비스와 같은 부서 차원의 기능을 IT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더스트리 4.0에서는 기업의 모든 부서, 기능, 그리고 역량이 훨씬 더 밀접하게 통합될 것이다.
⑤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산업용 사물 인터넷에서는 모든 도구와 장치에 컴퓨팅 기능이 내재될 것이며, 표준 기술을 사용해서 연결되어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중앙집권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분산시키고 변화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⑥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연결의 증가와 표준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의 사용으로 핵심적인 산업 시스템이나 제조 라인을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기계와 사용자의 보안, 신뢰할 만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좀 더 복잡한 식별방식과 접속 관리가 필수적인 것이 된다.
⑦ 클라우드(The Cloud)
상당수 기업들이 이미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4.0 시대에는 기업 경계 내부에 더 많은 데이터 공유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향후 클라우드 기술이 향상되면서, 밀리세컨드(millisecond, 1천분의 1초) 단위의 반응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로 생산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다.
⑧ 3D 프린팅(Additive Manufacturing)
기업들은 이미 3-D 프린팅과 같은 적층가공 기법을 제조업에 채택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프로토타입(Prototype)이나 개별 부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런 제조 방법은 소량의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데 폭넓게 사용될 것이며 복잡한 대신 무게가 가벼운 디자인의 제품에 적합할 것이다. 고성능, 분권화된 3D 프린팅 제조 시스템은 기업의 제품 수송 거리와 재고량을 대폭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⑨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미래에는 기업이 근로자들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데 증강현실이 광범위하게 이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근로자들은 실제 시스템을 관찰하는 동안 어떤 특정 부품을 어떻게 교체하는지에 관한 수리 방법을 증강현실 안경 등을 통해 수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적용 사례는 가상 훈련이다. 지멘스는 가상의 플랜트 운영 모듈을 개발해 비상대처 요원들을 교육한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